민주당 균열이라 할 파열음이 밖으로 힘차게 흘러나오고 있다. 내부 수용하기엔 이미 임계치를 넘어, 터져 나오는 파열음 현상이다. 이낙연 전 총리에게 경고장을 날린, 김은경 혁신위원장을 둘러싼 내란이 당내 균열을 촉발시킨다는 얘기다.
“마녀사냥” 중단하라며, 사과를 요구한 이낙연계 설훈 의원의 분노가 느껴진다. 설훈 의원이 17일 페북에 올린 글은, 한 마디로 분노 일색이었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언론사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 알려지면서다. 이낙연 전 총리가 자기 계파 살리려는 행태가 부적절하다는 내용이다.
소위 이낙연계를 지목한 발언이다. 설훈 의원이 사실 자기를 지목한 대목으로 여겨지는데, 분노를 삼키고 있을 수만은 없었던 모양이다. 분열이란 표현을 쓴 김은경 혁신위원장 때문이다.
분열 원인을 꼭 짚은 김 위원장 발언이 예사롭지 않다. 얼마 전만 해도,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를 향해, 총선 필패를 막기 위해선 당 혁신 차원에서, 면책특권을 포기하자는 제안이었다. 사실상 묵살당한 처지라, 체면이 구겼던 김 위원장이다.
앞서 유쾌한 결별을 선언했던 이상민 의원을 향해, 불쾌한 반응을 보였던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였다. 해당 행위로 간주해, 징계 얘기까지 거론되던 불똥이 이낙연 전 총리에게 튀었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이쯤 해 이재명 지도부와 모종의 타협을 보았나 낌새가 느껴진다. 당 혁신을 위해선, 극렬 지지층인 개딸들과 결별하고 당 쇄신을 위해 결단을 내려달라는 비명계 인사들 요청이었지만, 꿈쩍도 안한 이재명 지도부다.
개딸들 없이 정치하기 힘든 이 대표다. 그들 힘으로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승리에, 당 대표까지 올라온 그가 아닌가. 그 공덕을 잊었다간, 위기에 힘이 되줄, 오로지 자기만을 쫓는 당원들을 버릴 수는 없어 보인다.
답은 다른 방향에서 찾아야 할 당내 세력 구도다. 공천권을 쥐고 있는 이재명 대표를 거스를 수 없는 노릇이다. 공천은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재판 중인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가 연말이면 현실화 된다는, 정치권에 도는 말이 있다.
꾹 참고, 연말까지 기다려 보는 수밖에 없는 비명계 측 속앓이다. 현실 세력 앞에서, 어쩔 수 없는 비명계 형세이긴 하다. 호남 낙지, 수박론이 극성을 부린다. 이상민 의원 지적대로, 당 분열을 촉진시키는 매체는 낙지, 수박론임에도, 설치는 개딸들과 이를 등에 업은 이재명 지도부다.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낙지, 수박들을 걷어내야 한다는 현실론이다. 이들이 당에 있어선 죽도 밥도 안 된다고 판단한 개딸들이다. 총선 패할 경우를 대비해, 이낙연 대체론도 얘기가 되었지만, 차제에 총선을 이낙연 없이 치르겠다는 결심이 선 모양이다.
얄팍한 인물들 때문에, 적당히 타협하거나 연대를 도모하는 척 할 수 없다는 이상민 의원 지적이 현실로 되어 간다. 공천권이란 현실 힘 앞에, 얄팍한 인물이 될 수밖에 없는 당 형편이다. 김은경 위원장이 그런 당 현실을 받아들였나.
이런 현실을 잘 아는 이재명 지도부이다. 이참에 비명계를 걸러내겠다는 속셈이다. 비록 총선에 패해 그 책임을 지는 한이 있더라도, 총선까지 밀고 가겠다는 그들로 보인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이낙연 경고가 괜히 나오지 않는 이유다. 낙지, 수박론이 분열로 확대되는 양상이지만, 반대 방향으로 화살이 바뀌었다. “절체절명 상황에서 당 원로라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본인이 잘 아실 것”이라며, 이낙연 전 총리를 겨냥한 김 위원장이다.
부적절한 계파 살리기라 규정한 김은경 위원장이다. 이재명 대표 중심의 친명계는 계파 아닌가. 자기 세력이 있다고 해, 이를 계파로 몰며 청산하라는 경고는 정치하지 말라는 얘기나 같다. 낙지, 수박설로 비명계 인사들을 쳐내려는 개딸들로 인해, 계파 갈등이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은 제쳐두고, 실제 낙지, 수박 지칭받는 인사들에 대해선, 반대로 계파 챙기지 말라는 경고여서다.
뭉치지 않으면 죽는다는 평범한 속설이 지금 딱 맞는 민주당 내 사정이다. 작으나마 뭉쳐야 살지, 계파 어쩌고 저쩌고 하는 말에 속아 흩어지면 망한다는 뜻이다.
공명정대한 혁신을 말해야 할, 김은경 위원장이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종잡을 수 없다는, 설훈 의원이다. 특정인을 겨냥한 마녀사냥식 발언이란 그의 비난이 쏟아졌다.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며 당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장본인이 김은경 위원장이란 얘기다.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어느 세력 시각에서 보느냐는 차이일 뿐이다.
다양한 목소리 공존, 집단지성 민주주의 정당이 민주당이란 얘기는 허공에 맴도는 메아리가 된지 오래되었다. 민주주의는 다수의 힘으로 움직인다는 평범한 진리를 안다면, 지금이라도 힘을 잡는 데 집중해야 한다.
정작 낙지, 수박론을 쏟아내는 개딸 이재명 대표에겐, 끽소리하지 못한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할 김은경 혁신위다. 마치 다른 목소리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엘로카드만 남은 혁신위 활동이란, 설훈 의원 비난이 틀려 보이진 않는다.
이재명 지도부를 혁신하라고 밀어줬더니, 이젠 수박, 낙지 소릴 듣는 특정인 이낙연을 경고하고 나선 모양새다. 모욕적인 데다 배신을 느낀 설훈 의원이다. 반드시 공개 사과를 받겠다는 그다.
문제는 총선에 있다. 총선 때문에 계파 싸움 얘기가 나오기는 한다. 국민이 실망하고 등을 돌리는 이유가 민주당 계파 싸움이란 지적은 맞다. 달리, 원로인 이낙연 전 총리가 솔선수범해, 공천권에 집착하지 않으면 된다는 좋은 뜻이 있긴 하다.
공천권에 인간의 욕망이 번뜩이고 있다. 권세, 출세, 돈에 대한 욕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날카로운 통찰력이 번뜩인다. 돈과 출세를 위해, 반국가세력에 동조하고 협조하는 이유도 그러한 욕망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이 먼저 계파 싸움을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는, 김은경 위원장의 혁신 발언은, 그런 욕망을 포기하라는 도덕군자 얘기라 진정성이 없다. 인간의 실체가 그런 욕망을 떠날 수 없는데, 이낙연 전 총리나 측근 의원들에게 백의종군하라는 메시지여서다.
적당한 세력 균형이 현실에선 최선의 혁신이다. 김은경 위원장은 이낙연 전 총리나 비명계를 향해, 그렇게 몰리거나 당하지 말고 적당한 세력으로 뭉쳐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혁신위는 그런 세력 균형을 위한 현실적 방안과 대책을 마련하고, 지원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 고민해야 한다. 필요한 혁신은 전체주의가 아니라, 모두에게 합당한 사회윤리적 정의와 공정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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